천성이 부지런한 편이 아니다. 그래서 집에서 아침을 먹기 보다는 회사 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샌드위치와 우유를 사먹곤 했다. 점심도 식당에서 사먹거나 편의점, 베이커리에서 빵이나 도시락 종류를 구매 하곤 했다. 가끔 있는 일이 아니라 종종 있는 일. 

그러다 문득 생각 해 보게 되었다. 내가 사먹는 것을 일주일만 우리집 쓰레기통에 버려도 쓰레기 통이 꽉 차지 않을까? 우리집 쓰레기통의 쓰레기만 줄인다고 해서 그게 진정한 의미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아님을 꺠달았다. 

그래서 아침을 먹고 도시락을 들고 다녀 보기로 했다. 아침이 분주해지고 가방이 조금 무거워지긴 하겠지만 그래도 매일매일 주기적으로 쓰레기를 생산하는 것 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다.


일상에서 쓰레기 줄이기 / 도시락 싸서 회사에 출근 하다 / 덤으로 생활비 절약


무언가 하나를 시작하려면 장비나 도구들이 어느정도 갖춰 진 다음 시작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제로 웨이스트'를 시작 해보려고 했을때에도 유리용기, 보자기, 밀랍왁스 등등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에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먼저 다 구입 한 후 시작하고 싶었다. 그게 완벽하고 깔끔하니까. 하지만 그럴려면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을 다 버려야 하고 그건 또 다른 쓰레기가 발생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천천히 하나씩 바꾸면서 실천 해 보기로 했다.

 

도시락통은 플라스틱이지만 집에 있는 락앤락 통으로, 그리고 도시락을 담을 가방은 까페에서 텀블러를 구매 할 때 받은 부직포 가방. 이렇게 먼저 구매 하지 않고 집에 있는 것들로 어렵지 않게 시작 할 수 있다. 물론 지금 사용 하는 플라스틱도 점점 줄여 가야 하는 것이 숙제이지만. 잘 사용 하다가 나중에 더 사용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새로 구매하는 제품을 유리나 스테인리스 용기로 구매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도시락을 싸고 가방에 넣어 회사로 출근 했다. 평소에 백팩을 매고 다니기 떄문에 가방이 더 무거워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정도면 평소에 불편하지 않게 가지고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부담 스럽지 않게, 지속적으로 하고 싶기에 도시락 통은 두개로 제한 했다. 하나는 밥과 볶음 김치같이 밥에 올려 쌀 수 있는 반찬과 다른 하나는 계란찜이나 다른 반찬 한종류. 요리를 잘하는 편이 아니라 평소에도 반찬 가짓수를 많이 두고 먹는 편이 아니라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밀폐가 잘 되는 통이라 그런지 김치 국물이 흘러 나오지도 않았다. 전에 도시락을 싸서 다닐때에는 '도시락통이 따로 있어야 하지!'라고 생각하며 플라스틱 재질의 귀여운 도시락통을 들고 다녔는데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자 다짐 했을 때 우연인지 필연인지 바닥에 떨어져서 깨져버렸다. '이건 스테인레스 도시락통을 사라는 신의 계시다 !'라며 신나게 쇼핑 할 준비를 했으나 우선 집에서 사용하는 그릇들을 잘 활용 하자는 생각에 락앤락통을 선택했는데 밀폐가 잘 되니 도시락통으로 사용하기 좋다. 당분간 새 도시락통 구매는 없을 예정이다.

 


깨끗하게 먹은 도시락. 잘 씻어서 집에 가져가서 또 내일의 도시락을 싸면 된다. 아침을 먹고 도시락을 쌌을 뿐인데 아침 점심에 나올 플라스틱 쓰레기(샌드위치나 삼각 김밥 등)를 줄이게 되었다. 또한 인스턴트 식품보다 배도 든든하고 돈도 아낀다는 장점이 있다. 내가 조금 더 부지런해 진다면 맛도 있고 영양도 있는 음식 섭취를 할 수 있겠지.  플라스틱이나 비닐 쓰레기를 만드는 소비를 줄이기 위해 시작한 처음 실천은 도시락 싸서 다니기.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반찬을 싸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침에 간단히 챙겨 나올 수 있었고 생각보다 짐도 많지 않아 만족한다. 

++

도시락을 가지고 출퇴근 한지 두달이 되어 간다. 물론 중간에 미처 도시락을 싸지 못해 밖에서 사먹은 적도 몇번 있지만 도시락을 싸서 다니면서 특별히 불편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밖에서 쓰는 돈도 절약되었다. 간단하게 먹는다고 해도 아침 출근할때 마다 편의점에서 3천원 - 5천원 가량 쓰고 점심까지 사먹으면 하루에 만원은 금방 쓰는데 도시락을 싸서 다니면서부터 이런 소비가 줄었다. 최소 10만원 이상은 세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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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대한 다큐를 본 것은 아니였다. 바다 거북이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꽂혀 있다거나 바다 악어의 몸에 타이어가 끼어 뺄수도 없을 지경이 된 것, 그리고 진흙 투성이의 펭귄 이야기를 듣기만 했다. 직접 보면 너무 징그럽고 안쓰럽고 또 너무 죄책감이 들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보지 않았다고 모른 채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조금씩 시작 해 보려고 한다.


친환경 시작하기 / 처음 시작은 텀블러, 도시락, 그리고 손수건


친환경, 제로 웨이스트를 시작 하려고 보면 선구매 해야 할 것이 많아 보인다. 합성세제 대신 소프넛, 플라스팃 칫솔 대신 대나무 칫솔, 플라스틱 그릇 대신 유리나 금속 그릇, 또 텀블러, 친환경 빨대 등..  원래 처음 무언가를 결심할때의 마음은 그렇다. 지금 가지고 있는 쓰레기들 (플라스틱 등)을 죄다 내어 버린 뒤 모두 친환경 제품을 구입 하는 것이다. 이런 열정이 불타오를 때가 있다. 하지만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은 '친환경, 진정한 프리사이클링,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는 그런 제품을 다시 구매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중복해서 구매하지 하지 않고 온전히 사용 하는 것. 같은 용도의 제품을 또 구입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어차피 새로운 공해와 쓰레기들이 발생하니까.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제대로 사용 하는 것에서부터 출발 해 보기로 했다. 오래, 제대로 하고 싶으니까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게 시작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 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새로운 구매 없이 실천 할 수 있는 것 / 내 기준

1. 텀블러 가지고 다니기. 

집에 기본적으로 개인 텀블러가 3개 있다. 모양은 까페 텀블러가 예쁘지만 뒤집으면 음료가 새기 때문에  들고 다니기에는 밀폐가 잘되는 락앤락 텀블러가 제격이다. 크기도 적당히 작아서 락앤락 텀블러를 외출시에 들고 다니기로 결정 했다. 

2. 도시락 싸기

편의점을 꽤 좋아하는 나는 아침마다 샌드위치나 다른 간식거리를 사서 먹곤 했다. 그리곤 깔끔하게 쓰레기를 편의점 안에 쓰레기통에 버리고 출근 하면 끝. 내 손에 쓰레기도 없고 집에서 무겁게 이것 저것 들고 나오지 않아도 되니까 편했다. 하지만 매일 내가 버리는 샌드위치 포장지만 한 곳에 쌓아 두어도 한달이면 그 양이 꽤 될것이라 생각하니 끔찍했다. 군것질을 좋아하지만 쓰레기를 적극적으로 생산하면서까지 군것질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도시락을 좀 더 든든하게 싸기로 했다. 

3.손수건 가지고 다니기 

이건, 의외로 실천 하기 좀 어렵다. 손수건을 들고 다니는 것은 쉽지만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기 전에 가까이 있는 물티슈와 휴지에 손이 먼저 가기 때문이다. 그래도 일단 가방에 기본적으로 가지고 다닐 물건으로 해 두었다. 밖에서 물티슈나 휴지를 쓰기 보다는 귀찮더라도 손수건을 쓰는 연습을 해야겠다. 

4.시장에서 장 보기

마트에서 장을 보면 필연적으로 쓰레기가 발생한다. 포장 쓰레기. 얼마나 안전하게 상품을 보관하는지 한번 마트를 다녀와 장 본것을 정리하면 한쪽에 고스란히 포장 쓰레기가 쌓인다. 점차 바뀌어 가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사실 마트에서 비닐 쓰레기를 발생 시키지 않고 장을 보기는 쉽지 않다. 다행히도(?) 나는 집에서 음식을 많이 해 먹는 편이 아니라 필요한 재료를 조금씩 시장에서 구입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시장 갈 떄 장바구니와 용기를 가져 가야 하는 점이 불편 하겠지만.

적용은 이번주 부터, 그리고 일주일씩 위클리 리스트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생각인 것 같다. 한주는 비닐 봉지 사용하지 않기, 한주는 비닐 쓰레기 발생되는 택배 시키지 않기 등. 

5.커뮤니티 가입하기

친환경, 제로 웨이스트, 프리리사이클링 등을 치면 나오는 까페에 가입을 해 정보를 얻고 동기 부여를 받는것도 좋지 않을까? 나 혼자 고군분투 하기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연대하고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며 그 경험을 배우는게 훨씬 이익이다.


나의 경우 5번 커뮤니티 가입을 제일 먼저 하게 되었다. 그곳에 있는 글들을 천천히 읽어보며 어떤 방향으로 시작 하고 지속 할 수 있을지를 계속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1.2.3의 경우 오늘 출근과 동시에 적용을 해 보았다. 원래 가방에 이것 저것 넣고 다니던 터라 평소보다 더 무겁거나 귀찮거나 하진 않았다. 

이제 기초 단계에서 마지막으로 장을 볼때 시장에서 장 보는 것을 도전 해야한다. 아무 준비 없이 갔다간 덜컥 비닐봉투에 재료를 받아 올 수 있으니 무엇을 살지 생각하고 그에 맞는 용기와 장바구니를 들고 가야겠다. 

완전 하지 않더라도 조금씩 하다보면 어떤 점이 부족한지, 어떤 걸 더 잘해야 하는 지 배우게 되지 않을까? 이제 시작이니 지치지 않고 꾸준히 지속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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